장애인도 사랑하고 임신할 권리가 있다. 영화 '숨'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오늘은 좀 색다른 영화 한편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바로 함경록 감독의 '숨'이란 작품인데요 실화영화입니다. 함감독의 이 작품은 장편으로서는 처음으로 메가폰을 잡아던 작품인데요, 로테르담영화제, 바르셀로나아시아 영화제 등에서 러브콜을 받아서 첫 작품으로 단박에 세계에서 화제가 되었던 영화였습니다. 제가 이 영화를 처음 본 때는 바로 48회 대종상영화제 심사때 였는데요, 당시 이 영화의 여주인공이였던 '박지원'씨가 당시 제가 했던 평론을 보시고 고맙다고 해주셨던게 기억에 남습니다. 어떤 영화인지 들어가 볼까요?

 

 

 

 

 

 

§ 예고편

 

 

 

 

 

 

§ 이 영화 무슨 내용이지? 간략한 줄거리.

 

이 영화는 2009년 전북 김제에 있는 장애인 복지시설 '기독교 영광의 집'에서 목사의 성폭력과 목사의 부인의 횡령사건이 터졌었는데요, 바로 이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 졌습니다. 복지시설에 맡겨진 지체장애인 수희는 영광의집에서 같이 지내는 민수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둘은 은밀히 창고에서 사랑을 나누는데요, 그로 인해 수희는 임신을 하게됩니다. 힘든 복지시설 생활이지만 수희는 민수의 아이를 임신하게되어 새로운 희망에 부풉니다.

 

어느 날 목욕봉사를 나온 자원봉사자는 수희의 임산한 몸을 보고 성폭력을 당한 것으로 단정짓고 외부에 성폭력 조사를 의뢰합니다. 수희는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아이를 가졌지만 세상의 눈은 그렇지 않습니다. 수희가 과거에도 성폭력의 피해자였다는 것을 아는 '정상인'들은 그녀가 성폭력을 당했을 것이라고 믿고 사람들을 조사하기 시작합니다. 수희는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없는 중증 지체장애인이라 자신의 임신을 설명하는 것을 포기하게 됩니다.

 

 

 

 

 

§ 장애인도 임신할 권리가 있다.

 

영화는 관객들에게 친절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을 설명해주지 않으며 포커스가 맞춰져 있지도 않습니다. 카메라는 오로지 주인공 수희만을 따라다닙니다. 이러한 장치로 영화는 일반인이 보는 장애인이 아닌 장애인이 느끼는 삶을 그리려고 분주하게 노력합니다. 주인공으로 열연한 박지원씨도 실제 지체장애를 가진 여성이에요. 저는 처음 박지원씨가 장애인이 아닌줄 알았습니다. 영화 <오아시스>에서 장애인 역할을 연기했던 배우 '문소리' 처럼 나중에 정상인의 모습으로 훨훨 날아다니는 춤을 출까 하면서 내심 기대를 했지만, 정말로 장애인이라는 말을 듣고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이 영화는 처음 보자마자 '설경구'와 '문소리'가 출연했던 2002년 작품 <오아시스>가 번뜩 떠오릅니다. 스토리는 조금 다르지만 상황은 비슷합니다. 말을 하지 못하는 중증 뇌성마비 장애인이 한 남자를 사랑하고 임신까지 하지만 일반인의 시선으로는 그 여인은 성폭행을 당했다고 단정짓고 범인을 잡으려고 애씁니다. 하지만 그들은 진심으로 서로를 사랑했지만 그것을 말로 표현을 할 수가 없는 장애인입니다. 사회적 약자인 그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지만, 먼저 그들을 우리와 똑같은 인간으로 대하고 그들의 사랑도 주의 깊게 관찰하는게 필요합니다. 그들도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꼭 인식해야합니다. 그들도 사랑에 빠지고 임신할 권리가 있어요. 영화로서의 재미는 그다지 없지만 말 못한 가슴이 답답한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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