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의 이현승 감독은 <그대안의 블루,1992>로 데뷔해서 <시월애,2001>까지 아주 세련된 영상미를 보여준 감독으로 유명합니다. 시월애 이후, 10년만에 이 영화로 다시 돌아온 감독의 이 영화는 조직에서 이제 발을 빼고 조용하게 살고 싶은 전설의 조폭과 그를 감시하라는 명령을 받은 여자 사이에 일어나는 일들을 다룬 영화입니다. 언뜻 홍콩 느와르의 DNA가 보이기도 하는데요, 어떤 영화인지 들어가 보겠습니다.
◑ 예고편 살펴보기
◑ 간단한 줄거리
'두헌(송강호)'은 한때 조직에서 전설로 불리웠지만, 이제 식당 하나 차려 평범하게 살고 싶어 요리학원을 다닙니다. 조직에서는 두헌을 감시하라고 여자인 '세빈(신세경)'을 투입하고, 세빈은 그가 다니는 요리학원에 같이 등록을 합니다. 요리학원에서 서로를 속이고 있는 둘은 요리를 만들면서 서로 마음을 열어가고, 두헌은 농담반 진담반으로 같이 식당을 동업하자고 제안하는데 세빈은 그의 인간적인 면을 보며 점점 그가 감시의 대상이 아닌 편한 사람으로 대하게 됩니다. 어느날 두헌이 몸담던 조직의 보스가 세상을 떠나고, 후계자로 이미 조직을 탈퇴한 두헌으로 거론되자 조직은 보스자리를 두고 분열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두헌을 감시하라는 명령을 받은 세빈은 그를 죽이라는 명령을 다시 받게 됩니다. 세빈은 "그저 니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라는 아저씨를 죽일 수 있을까요?
2011년 여름, 이 영화를 보고 극장을 빠져나오는 관객들은 하나같이 뛰어난 영상미를 이야기했었습니다. 영화의 제목처럼 대부분의 화면이 파스텔톤의 푸른색이 눈에 띄는데요, 정성들여 촬영한 티가 여기저기 보입니다. 그뿐 아니라 영화 전체적인 미술, 의상, 조명 등은 미래세계를 보는 듯한 깔끔한 세련미가 넘칩니다. 특히, 세빈과 그의 친구 은정(이솜)이 함께 살는 컨테이너 박스에서 노는 장면은 잘 만들어진 한편의 뮤직비디오 같기도 합니다. 이 아름다운 영상들은 그래서 관객을 더 불안하게 만듭니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고 있고, 주연부터 조연까지 배우들은 연기력은 훌륭합니다. 세빈에 대한 감정을 묻는 '에꾸(천정명)'의 질문에 두헌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사랑의 색깔은 말야, 빨간색도 있고 파란색도 있고 검은색도 있는거야". 정작 두헌과 세빈은 서로 사랑하기는 한 건지 알 수는 없지만 이현승 감독이 말하는 사랑의 색깔은 푸른색임은 틀림없어 보입니다. 해운대 바닷가, 여의도 빌딩, 바닷가 염전을 오가며 푸른색의 향연은 이 영화의 비장미를 더해줍니다.
하지만 부실한 스토리와 엉성한 네러티브는 그 훌륭한 연기력과 황홀한 영상미를 갖춘 스타일 멋진 영화를 밋밋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특히, 아름다운 영상에 집중한 나머지 이미 촬영한 영상에 이야기를 짜 맞춘듯한 느낌도 강하게 듭니다. 음식을 맛있게 만드려고, 양념을 너무 과하게 하지 않았나 싶은...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 <푸른소금>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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