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엔 관광객이 많이 찾지않는 숨은 곳이 의외로 많습니다. 오늘 가 볼 수월봉 검은모래해변도 그런 곳인데요, 수월봉에서 일몰사진을 담는 사람들은 많지만 발아래 검은모래해변을 가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이곳은 천연기념물 제513호로 지정되어 있지만 관광객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제주도에서 가장 서쪽끝에 위치해 있습니다. 수월봉에서의 일몰은 정말 기가 막힐 정도로 이쁘다고 하는데요, 오늘 저는 제주를 서너번 오면서 항상 시간을 맞추지 못해 가보지 못했던 용머리 해안을 가기 위해서 일몰은 보지 않겠습니다. 얼마나 멋진 곳인지 들어가 볼까요?
검은모래 해변을 가기위해, 좁은 도로 옆으로 조그만 길이 이렇게 나있습니다.
만약 차를 타고 해변도로를 씬나게 달리고 있다면 찾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수월봉에서 몇백미터 아래로 내려오면 이렇게 생긴 작은 길이 나있으니 잘 찾아봐야 합니다.
우리가 갔을 때는 마을 주민분들이 길안내를 해주셔서 무사히 찾아 갔습니다.
<찾아가는 길>
이곳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유는 화산활동과 그에 따른 지표면의 변화를 연구하는데 세계적으로 매우 희귀한 곳이라 가치가 있는 곳이라 그렇습니다. 화산활동과 파도로 안해 깍인 절벽과 돌들 해변을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비수기에 여행하면 사람이 없어 참 좋습니다. 관광객이라곤 우리 부부 밖에 없었습니다. 위 사진에서 해변가에 점으로 보이는 분은 여기가 어떤 곳인지 설명해주시려는 마을 주민분이 달려오고 계십니다. ㅎㅎㅎ 정말 친절하게 자신의 고장을 설명해주려는 마음 씀씀이가 너무 너무 고마웠습니다. 제주 사투리 까끔 쓰셔서 못 알아 들은 것도 있습니다만 다시 여쭤봐도 사투리를 쓰셔서 못 알아듣고 흘렸습니다. ㅋㅋㅋ
우리 부부의 발자국만 모래에 찍혔군요. 세상에 둘 밖에 없어요~
오늘따라 하늘도 파랗게 이쁘고 퇴적층도 멋지군요. 처음 보는 진귀한 광경이였습니다. 해안을 따라 수킬로에 달하는 검은 모래 해변과 기암괴석, 그리고 멋들어진 퇴적층 절벽이 저를 따라 다닙니다. 조금 깊이 들어가니 지난 태풍에 쓰레기들이 떠밀려 와서 인근 대학교 학생들이 쓰레기를 치우고 있습니다.
사람은 절대 만들 수 없는 멋진 광경입니다.
제주도에서는 이렇게 검은색을 띄는 모래해변을 자주 볼 수 있는데요, 색도 색이지만 사각사각 밟는 느낌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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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귀하게 생긴 넙적바위들이 넓게 펼쳐진 바다 끝에는 주상절리처럼 생긴 작은 섬도 보이네요. 여기는 다른 곳과는 다르게 해변쪽 바위에는 파란 해초들이 붙어 있는데요, 저게 톳인지 뭔지는 잘 모르겠네요. 먹어볼껄 그랬나요. ㅎㅎㅎ
바다에는 숭어들이 촐싹대며 물위로 뛰어 댑니다. 50mm 밖에 안되는 줌렌즈로 아무리 땡겨도 눈보다 더 멀리 찍히네요 ㅡㅡ;; 이 사진을 초집중해서 가만히 들여다 보시면 5-6마리가 뛰어 올라있습니다. 착한사람한테만 보여요...
절벽의 퇴적층을 자세히 들여다 보고 있는데, 뭔가가 꿈틀거립니다. 특이하게 생긴 절벽의 퇴적층에는 이렇게 생긴 게들이 아주 많습니다. 이건 바닷게가 아니고 민물게인데요, 제주도에서는 '말똥게' 또는 '똥게' 라고 부른랍니다. 여기 사시는 주민 아저씨께 이유를 여쭤보니 게에서 말똥냄새가 나서 말똥게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냄새도 맛도 좋지않아서 먹지는 않는답니다. ㅋㅋㅋ
한참을 들어와서 뒤를 돌아보니 사람이라곤 우리밖에 없습니다. 저는 이런 스산한 분위기 정말 정말 사랑합니다.
좀 더 들어가서 끝까지 둘러보고 나오고 싶었지만, 오늘은 기필코 6시 안에는 용머리 해안으로 가려고 합니다. 몇 번의 제주도여행에서 보지 못했던 용머리해안을 오늘은 꼭 보고야 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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