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여행코스] 8. 송악산과 사려니숲길 '붉은오름'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오늘은 제가 제주도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을 소개해드릴께요. 그 중 특히, 비오는 사려니숲길의 붉은오름은 마치 꿈속을 걷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송악산은 제주를 몇 번 갈때마다 올라 이번엔 오르지 않았고 입구에서만 머물렀고요, 사려니숲길도 차 때문에 완주를 하진 못 했습니다. 이렇게 예쁠 줄 알았다면 차를 두고 완주를 해보는건데 안타깝습니다. 다음엔 걸어서 올레길 완주를 꼭 해보고 싶네요. 그나저나 오늘은 가을답지않게 정말 덥습니다. 제가 렌트한 경차 마티즈, 안그래도 힘이 없어 베실베실하는데 에어컨 켜니 시동이 꺼지려고 합니다. 가끔 사거리에서 신호대기 중에 시동이 곧잘 꺼집니다. ㅠㅠ 제주도에서 자동차 렌트할 때, 결코 경차에대한 로망은 버리시고 최소한 준중형은 타고 다니시는게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비수기에 찾은 송악산의 앞바다 참 아릅답습니다.

 

 

 

 

 

 

저기 멀리 형제섬이 보이네요. 해가 서쪽으로 살짝 넘어간 뒤라 역광을 받아 사진은 좀 흐리지만 분위기는 있네요. 여행다닐 때는 꼭 수퍼줌렌즈 하나씩 들고다니세요. 50mm 줌으로는 여행사진 찍기엔 부족한게 많네요. 50미리는 눈으로 보는 것 보다 사진이 더 작게 보여요 ㅡㅡ;; 그래도 기분좋게 콧구멍에 바람을 잔뜩 넣고 걸어갑니다.

 

 

 

 

 

 

송악산 아래 해안가의 절벽에는 일본군이 태평양전쟁 때 만들어 놓은 해안참호 15개소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저 굴들은 제주에 사는 원주민들을 강제로 끌고와서 파게 만들었었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아직까지 미안하지 않다며 정신 못차리고 있죠. 꼴통같은 나라의 지도자들 때문에 선량한 일본 국민들까지 욕을 먹어서 되겠습니까? 일본은 죄가 없고 떳떳하다고 말하며, 원래 전쟁은 그런거라고 뻔뻔한 말을 하면 죄가 가벼워지는 기분이 듭니까? 꼴통들...

 

 

 

 

 

 

아무튼 여기는 풍화작용이 아직도 진행중인 해안절벽이라 지금은 해안가로 못 내려 가게 되어있습니다. 지금도 절벽이 붕괴되고 있어서 입구에는 버젓이 길을 막고 '출입금지' 라고 적혀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학교인지 선생은 애들을 데리고 절벽 아래로 가고 있습니다. 이게 한국의 현실인가요? 이렇게 막무가내로 자기만 좋으면 된다고 가르치는 선생이 있는데 애들은 여기서 뭘 배우겠습니까? 법 따위는 조금 어겨도 나만 좋으면 된다라고 배우지 않을까요? 옆에서 일본의 젊은 관광객 커플이 비웃는 말을 합니다. 못알아 듣는 척하고 지나갔지만, 송악산에서 오늘 참 부끄럽고 화가 치미네요.

 

 

 

 

 

 

에잇, 드러운 기분은 훌훌 털고 다시 걸어갑니다. 제주 바닷가의 나무들은 죄다 이렇게 비스듬히 누워있습니다. 오랜기간 바람의 힘에 눌려 다들 삐딱하네요. 이 길로 송악산 꼭대기로 올라가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중국 침략의 발판으로 삼기 위해 당시 건설한 비행장과 고사포대와 포진지, 그리고 비행기 격납고 잔해 등이 흩어져 있습니다. 안가보셨다면 올라가 보세요 ^^*

 

 

 

 

<찾아가는길>

 

 

 

 

 

 

 

이제 한산한 도로를 따라 달려 사려니숲길로 가볼께요. 사려니숲길의 입구는 총 3군데가 있어요. 오늘 가볼 곳은 '붉은오름' 쪽으로 올라가는 길로 가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르막길을 올라온다고 마티즈 엔진이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편도 차선이 딸랑 하나라 걱정했는데 다행이 뒤따라 오는 차들이 없어 천만 다행입니다. 스트레스 만땅 받을 뻔 했네요 ㅋㅋㅋ

 

 

 

 

 

 

그림을 보시면 등산로 안내가 나오는데요, 이걸 보면서 사람들이 참 단순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까 사진에서 보셨듯이 붉은오름 쪽에는 차도 없고 사람도 없습니다. 그런데 지도의 출입구 1번에는 차들이 갓길로 주차를 빼곡히 해두고 사람도 엄청 많습니다. 모두들 차 때문에 멀리 가지는 못하고 지도에서 시키는대로 1번으로 가 있습니다. ㅋㅋㅋ 획일적인 주입식 교육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아시겠죠?

 

 

 

 

 

 

저는 저기 위 지도에서 10번 이라고 적힌 곳으로 들어갔습니다. 사람은 한명도 없네요. 지도에서 시키는대로 1번에서 시작해서 15번으로 나가버리니 붉은오름쪽은 제 아무리 예쁜 길일지언정 사람이 없어요. ㅋㅋㅋ 참고로 이 트래킹코스의 총 길이는 15키로 정도 됩니다. 길의 높낮이가 평탄해서 그리 힘들지는 않지만, 우습게 보고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고 완주사려고 덤볐다간 낭패 볼 수 있습니다. 물과 간식은 꼭 챙겨오세요.

 

 

 

 

 

 

입구에서 조금 올라오니 독특하게 생긴 묘들이 보입니다. 제주도는 대부분의 묘들이 이렇게 돌들로 돌담을 만들어 놨네요. 아마 이 돌들은 일부러 어디서 가져온 돌은 아닐거에요. 밭에도 보면 이런 돌들이 많은데요, 아무데나 땅만 파면 이런 돌들이 나옵니다. 아마도 묘를 팔 때 수없이 나오는 이 돌들을 치울 때가 없어 이렇게 벽을 쌓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모두들 편안히 잠드세요, 제가 염치없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려니숲길 주변은 온통 삼나무와 편백나무로 빼곡히 들어차 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삼나무숲은 주변에 사람마저 한명도 없으니 문득 여기가 이승인지 저승인지 헤깔립니다. 분위기도 스산한게 딱 좋아요!

 

 

 

 

 

 

문득 길 옆으로 나있는 쪽길의 저 끝엔 뭐가 있을까 궁금해졌습니다. 이런 길들 앞에는 표지판들이 서있는데 전부 제주올레길과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혼자서 조금 걸어 들어가니 와이프가 무서운지 어서 나오라고 합니다. 난...난...부르는 니가 더 무.섭.다.

 

 

 

 

 

 

여기가 왜 '붉은오름' 인지 아시겠죠? 바닥의 흙이 모두 진득한 빨간색입니다. 꼭 시상식에서 보던 레드카펫 같이 예쁜 길이 계속 이어집니다. 실제 눈으로 보면 더더욱 정말 예쁩니다. 날이 흐리더니만 살살 안개가 끼고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비도 보슬보슬 내리고 사람은 한명도 없고 기분이 너무 상쾌하고 좋습니다.

 

 

 

 

 

 

한참을 걸어 들어가니 처음으로 사람을 만났습니다. 얘들이 반갑네요. 뒷통수를 찍어 잘 모르겠지만, 혹시 사진의 주인공들이 이 글을 보고 계신다면 연락하세요. 원본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숲 속에는 처음 보는 예쁜 식물들이 많이 자라고 있습니다. 마치 라면과자에 들어있는 별사탕 같이 생긴 식물도 있고,

 

 

 

 

 

 

성게처럼 생긴 보라색 꽃도 있고,

 

 

 

 

 

 

작은 종 처럼 생긴 예쁜 핑크빛 꽃도 있고,

 

 

 

 

 

 

독특하게 생긴 핑크색 꽃도 있습니다.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온통 내 세상입니다. 오늘 정말 기분이 상쾌하고 산뜻한 하루였습니다. 4-5회 정도의 제주도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은 곳을 고르라고 하면 여기 사려니숲길의 '붉은오름' 입니다.

 

 

 

 

 

 

더 들어가면 다시 되돌아나오기 힘들어지니 이제 그만 들어가야겠네요.

 

 

 

 

 

 

짧았지만 한시간 정도 걸었더니 '급' 배가 고파져서 비상식량으로 사온 '올레꿀빵'을 먹었습니다. 한개 천원이에요.

 

 

 

 

 

 

올레꿀빵 이거 정말 맛있네요. 겉은 땅콩가루가 박혀있고 속은 팥이 가득 들어있습니다. 한번 먹어 보고 맛있어서 다시 사먹으려 해도 편의점이나 마트에는 잘 팔질않네요.

 

 

 

마지막으로 사려니 숲길에서 비가오는 소리를 들어볼까요.

제가 느낀 특별한 느낌을 전달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ㅎㅎㅎ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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