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상 · 2019. 2. 14. 06:00
고물 팔아 모은 돼지저금통의 배를 갈라 보았다.
부모님을 뵙고 돌아오는 길은 늘 마음이 무겁다. 빗자루 몽둥이로 하루가 멀다 하고 두드러 맞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내가 그때의 부모님보다 나이가 더 많아져버렸다. 쌀 한 가마니를 번쩍 들쳐 업고 마루에 자랑스레 내려놓으시던 아버지는 무릎이 늘 쑤시고, 사고뭉치인 날 부지런히 잡으러 다니시던 총명했던 어머니는 이제 기억력이 가물가물 하신다. 그때의 그들보다 훨씬 더 나이가 들어버린 나에게 저금통 세 개를 꺼내 놓으셨다. 오며 가며 고물을 주워 고물상에 팔아 모으셨단다. 눈이 어두우니 나더러 돈을 좀 세어 보란다. 183,570원 집에 돌아가는 길에 은행에서 바꿔서 차비에 보태 쓰라신다. 도저히 그럴 수는 없고 가지고 있던 지폐로 동전을 바꿔드렸다. 나는 그들에게 용돈 드릴 때마다 내 생활비 걱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