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부부는 다른 부부들보다 수다를 훨씬 많이 떠는 편이에요. 요즘 안팍으로 여러가지 문제에 봉착한 나머지 수다가 좀 뜸해져서 오랜만에 폭풍수다를 떨기 위해 동탄의 브런치 식당인 팬케익 팬트리(Pancake Pantry)를 찾았습니다. 찾아간 날이 결혼 10주년 기념일이었는데, '이렇게 조촐하게 밥으로 때워도 되나? 설마 그렇다고 날 살해하진 않겠지?'라며 쪼매 걱정은 되었지만 다행히 무사히 넘어갔습니다. ㅎㅎㅎ
위치는 동탄 노작공원이라고 해야하나요? 아무튼 그 곳의 먹자골목 제일 북쪽 끝 블럭에 있어요. 이 동네 요즘 제법 맛있고 깔끔한 식당들이 많이 생기고 있는 것 같네요. 좋습니다.
이 사진은 나올 때 찍은 사진인데, 처음 들어갈 때는 손님이 제법 많았는데 나올 때 같이 싹 빠졌네요. 가게가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이었어요. 아이 유치원 보내놓고 폭풍수다 떠는 아주머니들이 많이 있는 곳이었어요.
자, 메뉴판을 한 번 볼까나~ 먼저 토스트와 샐러드, 그리고 다양한 재료가 가득한 '쉐프스페이버릿(가격 13,900원)'을 하나를 주문합니다. 메뉴판에서 '올데이 브런치'라고 적힌 페이지에 있는 음식을 주문하면 아메리카노 한 잔을 무료로 줍니다.
그리고 '필리 팬케익(15,900원)'을 하나 주문합니다. 언뜻 가격이 좀 비싼 것 같지만, 나오는 내용이 좋아 적당한 가격인 것 같네요.
오랜만에 밖에서 커피를 마시니 기분이 좋군요. 역시 커피는 에스프레소에 얼음 띄운 아메리카노가 쵝오여~
이게 쉐프스페이버릿(Chef's Favorite) 이에요. 큰 접시에 식빵 두 개, 그리고 베이컨과 토마토 오믈렛, 구운 그린빈과 새송이, 그리고 닭가슴살을 올린 샐러드도 조금 나오네요.
샐러드는 새콤달콤 고소한 소스가 참 맛있었어요. 뭘로 만들었는지 색다른 소스 맛인데, 닭가슴살의 쫄깃한 식감에다 전체적으로 기름기가 있어 느끼한 음식들과 잘 어울립니다.
불에 살짝 구워 나온 그린빈 요것도 괜찮네요. 개인적으로 그린빈을 좋아해서 맘에 듭니다.
토마토 오믈렛은 토마토가 상큼해서 달걀의 부드럽고 고소한 맛과 꽤 잘 어울립니다. 늦은 아침, 입맛이 없을 때 먹기 딱 좋은 메뉴에요. 제 생각으론 팬케익 팬트리에서 이게 가장 브런치다운 메뉴가 아닐까 싶네요. 든든하면서 채소가 많아 가볍고 맛도 괜찮습니다.
이건 필리 팬케익입니다. 필라델피아 팬케익이란 뜻일까요? 아무튼 가격이 조금 비싼 대신 두 접시가 나옵니다. 이걸 혼자 다 먹을 수나 있을까 몰라요. 양이 제법 많은데 오늘 주문한 두 가지 음식으로 여자들은 3명이서도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양이에요.
감자튀김은 생감자를 잘라 만든 건 아닌 것 같았는데, 인스턴트 치곤 꽤 맛이 좋아요. 새끼손까락처럼 조금 두툼한데 퍽퍽하지 않고 바삭하고 고소합니다. 게다가 방금 튀겨서 따뜻해서 더 맛있게 느껴지네요.
이 볶은 소고기는 소소가 친숙한 불고기양념의 맛이 조금 납니다. 모짜렐라 치즈를 올려 죽죽 늘어나는 것이 서양의 음식이지만 익숙하게 맛있어요. 사진으론 고기가 별로 없고 양파만 많아 보이지만, 안으로 고기도 듬뿍 들어 있습니다.
팬케익에 소고기와 양파를 하나 올려 먹으면 맛이 끝내줍니다. 팬케익은 빵이 카스테라처럼 포실포실한 스폰지 같이 굉장히 부드럽습니다. 그리고 많이 달지 않아 같이 나온 음식과 곁들여 먹기 좋네요. 역시 살찌는 음식은 맛있어요! 다이어트는 어쩔???
크게 기대 안하고 브런치 가게라고 해서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만족하고 나왔어요. 와이프는 쉐프스페이버릿이 가장 괜찮았다고 하네요. 저 또한 동감입니다. 동탄에서 늦잠 자고 "뭐 먹지?"라고 고민된다면 이곳도 괜찮은 선택이 될 겁니다.
이 글 쓰고 있는데 와이프가 뒤에서 "그거 하나로 때우는 거 아니지?" 그럽니다. ㅎㅎㅎ 결혼 기념일을 일주일간 벌일 테니 나더러 풍선 불고 준비하랍니다. 음.... 근데 결혼은 나랑 같이 했는데, 결혼기념일은 매년 너한테만 오는 것 같지? 응?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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