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해장국이 처음 생긴 곳은 종로에 있는 청진옥이란 해장국집입니다. 1937년에 영업을 시작했으니 올해로 78년이 되었군요. 3대째 되물려 영업을 하고 있는데 지금은 손자인 40대의 최씨 사장이 이어가고 있더군요. 원래 가게가 있던 터는 도심 재개발 사업에 따라 서울의 명물이었던 청진동 해장국 골목을 떠나 종로에 있는 주상복합 건물인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1층으로 어쩔 수 없이 자리를 옮겼지만, 그 맛은 변함없이 이어오고 있다고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있어요.
사장님에게 잠시 가게의 내력을 들어보니 이렇습니다. 일제강점기 때는 가게 이름도 없이 장사를 시작했는데, 나중에 '평화관'이라는 간판을 달았다가, 6.25 한국전쟁 이후, 해장국과 이미지가 맞질 않아 가게 이름을 '청진옥'으로 바꿨다고 하네요. 가게에 고기를 납품하는 사람도 42년째 거래를 하고 있어서 이윤을 위해 수입산을 쓰거나 그런 적은 없다고 하더라고요. 가게 또한 대를 이어 내려오고, 손님 또한 대를 이어 찾아오고 있다는 이곳! 맛은 어떤지 내려가 보겠습니다.
처음에 해장국 골목에 있지 않고 현대적인 주상복합 건물에 입주해 있는 게 어색했는데, 주인장의 말을 들어보니 어쩔 수 없었다니 이해가 됩니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버린 시간에 찾아가서 그런지 가게는 생각보다 손님이 많지 않았어요. 가게 내부는 오래 전 물건들을 다시 갖다 놓고, 가마솥은 아직도 그때 것을 쓰고 계신다고 하네요.
메뉴판을 한 번 볼까요. 해장국집에 식사는 해장국 밖에 없고, 나머지는 수육이나 안주국 등의 안주만 있군요. 우리는 해장국 2 그릇을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9천원입니다.
반찬은 깍두기 하나 밖에 없어요. 해장국에는 깍두기 하나면 되죠. 파는 원하는 만큼 올려 먹으면 되나 봅니다.
고기를 삶아 만든 육수는 맑은 색이에요. 국물을 먼저 한 숟가락 떠 먹으니 국물 맛의 깊이가 남다릅니다. 조미료에 길들여진 분들은 심심하다고 할지는 모르겠지만 제 입맛에는 아주 괜찮은 맛이었어요. 빨리 파를 올리고 밥을 올려 떠먹고 싶은 생각 간절~
파를 원하는 만큼 듬뿍 올립니다. 다른 사람들 먹는 걸 보니 파를 아주 소복히 올려 먹더라고요.
이건 그렇게 먹는 건가 봅니다.
안에는 소의 내장과 선지가 듬뿍 들어 있어요. 시원한 맛을 위해 배추도 굵직하게 썰어 넣었던데, 국물 맛이 시원한게 딱 좋습니다.
공기밥을 과감하게 빠뜨리고 숟가락을 쉴새 없이 퍼 올렸어요. 진짜 국물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싹싹 긁어 먹은 해장국이었습니다. 이곳의 위치는 서울 광화문 광장이나 청계광장과도 굉장히 가까운 곳에 있어요. 종로소방서 쪽 빌딩 숲에 있는 르메이에르 빌딩 1층에 있습니다. 건물 1층 주차장 진입로 쪽으로 움푹 들어가 있어서 간판으론 찾기 쉽지 않고, 빌딩 꼭대기에 달려 있는 건물 이름을 보고 찾으시는 게 편할겁니다. 개인적으론 추천드리는 맛있는 해장국이었어요. 서울 도보여행 하신다면 꼭 들러보세요.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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