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겨울도 슬슬 끝나고 날이 제법 따뜻해졌네요. 주구장창 눈만 오던 계절이 엊그젠데 이제 비가오는군요. 오랜만에 대학로에 연극을 보러나갔다가 비가 부슬부슬 오는 바람에 갑자기 일본라멘 생각이 떠올랐다. 대학로에 비가 부슬부슬 오더니만, 혜화역에서 나오자마자 갑자기 비가 좀 많이 쏱아진다. 혜화역 1번 출구는 갑자기 내린비로 우산이 없는 사람들과 우산을 파는 우산장수와 실갱이가 벌어진다.
내리는 비를 뚫고 라멘마루에 도착을 했다. 간판 아래의 고양이는 원래 밖에 나와있는데 비가와서 마루위로 올려 놨나보다.
대학로 라멘마루는 거의 일년에 한번 정도 들르는 것 같다. 배고파서 와이프 성격 돌변하기 전에 후딱 들어가자.
주문하고 심심해서 게시판을 읽어보니 메뉴 1개를 팔면 백원씩 기부를 하고 있나보다.
사진에는 잘 안보이지만 저번 달에 38만원 기부를 했다고 영수증이 붙어있었다. 나도 보고 배워야겠다.
라멘마루는 혜화역 건너편 골목으로 들어오는 약간 후미진 곳에 있었으나 손님이 생각보다 많았다.
라면집 어디를 가던 이런 피규어들은 꼭 있는거 같다. 그래서 그런지 이제는 이런 피규어를 보면 바로 라멘이 생각나기도 한다.
우리의 첫번째 메뉴, 에비동. 풀어 말해 새우튀김 덮밥이다. 가격이 6천원인가 했던거 같다. 이게 양이 제법 많고 새우튀김도 아주 살떨리게 고소하다. 보통 이런 덮밥종류 시키면 약간 짜던데 에비동은 짜지않고 맛있었다.
이런 덮밥을 보면 일본에서 한동안 혼자 정말 심심하게 살던 생각이난다. 휴일이 시작되는 금요일 밤부터 일요일 밤까지는 난 심하게 외로웠다. 휴일 동경시내 식당에서 궁상맞게 혼자서 이런 덮밥을 먹던 기억이나네...아..눈물나.
우리의 두번째 메뉴, 미소차슈. 풀어 말해 된장 돼지고기 라면이다.
내가 워낙에 고기를 좋아해서 그런지 몰라도 이거 완전 대박이다. 돼지고기가 거의 삼겹살 1인분만큼 들어있다.
라면 면발도 쫄깃하고, 돼지고기도 탱탱하니 정말 맛있었다.
사진으로는 잘 판단이 안되지만 이게 크기가 덮밥보다 더 크다. 양도 많아서 이거 한그릇 먹고 나 배터지는 줄 알았다.
라멘마루에서는 항상 이벤트를 하더라. 한꺼번에 4그릇을 20분 안에 다 먹으면 식사값 공짜와 상금을 준덴다.
근데 그릇 크기와 양을 봤을 때는 도저히 불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여지껏 도전한 사람 중에 3명이 성공했단다.
6봉 강호동 선생이 와서 드셨나...ㅋㅋㅋ
라멘을 맛나게 먹고 계산을 하고 나오는데, 1그릇당 백원씩 돈을 돌려준다.
아까 입구에 있던 고양가 저금통인데 거기다 직접 넣아 달라고 한다. 좋은 일에 쓰인다고하니 기분이 좋다.
괭이 입에다 동전을 넣고 집으로 가자~~ 괭이가 얼마나 크면, 돈이 바닥까지 떨어지는데 한참 걸린다.
대학로에서 공연을 보고 가끔 일본라멘을 먹는 것도 좋겠다. 이 골목엔 예쁜 까페도 많고 식당도 다 예쁘게 되어있다.
이 골목은 꼭 라멘이 아니더라도 데이트 코스로 좋을 법한 골목이다.
<대학로 라멘마루 찾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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