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내린 원시자연, 방태산자연휴양림과 한계령 | 인제가볼만한곳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강원도 인제의 방태산자연휴양림은 원시 숲과 계곡이 잘 살아 있는 곳입니다. 방태산(1,415.5m)은 백두대간에 인접해 있고 강원도 오지답게 하늘을 가리는 울창한 숲과 골이 깊어 풍부한 수량으로 계곡도 잘 발달되어 있어요. 특히, 내린천의 상류지역으로 깨끗한 계곡엔 15미터 아래로 떨어지는 옥빛 물줄기의 우아한 이단폭포 풍경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강원도의 산 좋고 물 좋은 휴양림에서 제대로 힐링을 즐겨볼까요~


방동2교 갈림길에서 오른쪽 계곡을 따라 난 좁은 길을 올라오면 관리사무소(매표소)를 만나게 됩니다. 이곳을 지나면 산림문화휴양관까지 1.2km 구간에는 비포장 흙 길을 만나게 되는데요. 자연을 있는 그대로 즐기라는 휴양림의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거기서부터 2단 폭포까지는 다시 포장길이 나타납니다.







모든 길은 수량도 풍부하고 물도 깨끗한 계곡을 따라 구불구불 나 있어요. 이단 폭포까지는 차를 타고 올라갈 수 있긴 합니다만, 산림문화휴양관까지는 차를 타고 가서 거기서부터는 걸어서 올라가시면 이곳을 100% 즐길 수 있습니다.







방태산자연휴양림은 다른 자연휴양림과 비교하면 숙박시설이 매우 적습니다. 위 사진은 산림문화휴양관인데 전체 9개의 객실이 있고요, 숲속의집은 독채로 딱 1개만 있습니다. 즉, 한번에 열 개의 팀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자연 공간을 풍부하게 즐길 수 있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휴양관 맞은 편에는 널찍한 마당바위가 있는데 설악산의 여느 계곡 못지 않습니다. 떨어지는 폭포 물이 어찌나 맑고 시원한지 수박 한통 넣어두고 싶더라고요. 그런데 마당바위 폭포도 아름답지만 방태산자연휴양림의 핵심은 조금 있다가 보실 이단폭포랍니다. 폭포가 두 개가 있다고 해서 ‘이폭포저폭포’라고도 부릅니다.








마당바위에서 남의 애정행각(?)을 구경하며 아름다운 계곡 물길 따라 15분쯤 더 오르면 이단폭포를 만나게 됩니다. 피나무, 박달나무, 소나무, 참나무 등 수목이 다양하고 맑은 계곡물에는 열목어, 꺽지 등이 서식하고 있는데, 산책로를 따라 친절한 표지판들이 있어서 알고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혹여 몸이 불편하시거나 걷기 싫은 분들은 차를 가지고 올라 가셔도 됩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방태산자연휴양림에서 만난 다람쥐들은 사람을 보고 멀리 도망가질 않아요. 그만큼 자연이 순수하다는 반증이 되는 걸까요? 여러 마리를 만났는데 모두 그러더라고요. 거의 손에 잡힐 때까지 다가가면 슬쩍 조금만 움직입니다. 제 카메라 렌즈가 최대 50mm 밖에 줌이 안되기 때문에 위 사진이 사람이 보는 거리와 똑같다고 보시면 되겠네요.







이곳이 바로 마당바위에서 15분 정도 올라오면 만날 수 있는 이단폭포(이폭포저폭포)입니다. 적가리골 방태산자연휴양림 최고의 절경이라고 할 수 있는데 15미터 높이의 시원한 물줄기가 넓은 소로 떨어지고, 그 아래로 작은 폭포 두 개가 걸려 있습니다. 제가 웬만해선 삼각대를 꺼내지 않는 귀차니스트 여행자인데, 이날 폭포를 보자마자 다시 차로 돌아가서 삼각대를 꺼내 오는 수고를 할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었어요.








위 폭포 아래 앉아 캔커피를 하나 꺼내 들고 잠시 앉아 있는데, 보면 볼수록 그 매력에 빠져드는 것 같더라고요. 주변에 사람은 하나도 없고, 오롯이 혼자 폭포를 구경하는 맛이 꿀맛입니다. 전설에 따르면 폭포 아래에는 두 개의 동굴이 있는데, 홍천군 내면으로 통한다나 뭐래나.






이단폭포에서 조금 더 길을 따라 오르면 제1야영장과 제2야영장을 차례대로 만납니다. 방태산자연휴양림은 산림문화휴양관이나 숲속의집 같은 건물에서 숙박을 해도 좋지만, 자연을 벗삼아 야영해보는 것도 운치가 있겠네요. 야영장은 계곡을 옆에 끼고 있어 여름에 발 담그고 더위를 잊기에도 그만이겠습니다.







야영장에서 5분 정도 더 걸어 올라오면 방태산 탐방로 길이 시작됩니다. 총 10.2km의 구간으로 되어 있는데, 중간에 해발 1,443m의 주억봉과 구룡덕봉(1,388m)을 지나는 코스입니다. 산행을 위한 방문이 아니라면 입구의 숲체험 코스인 400미터 정도만 들어갔다 와도 충분히 매력을 느끼실 수 있을 거에요.








입구부터 400미터 구간은 숲 체험코스인데 너럭바위로 된 계곡을 따라 물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는 코스에요. 아마 방태산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겁니다. 방태산은 북으로는 설악산, 점봉산, 남으로는 개인산과 접해 있는데, 특히 가을에는 단풍터널을 빠져나가는 듯 황홀한 곳으로 바뀝니다.








이제 방태산자연휴양림을 나와 우리나라 전직 대통령이 숨어 지냈던 백담사란 사찰로 갑니다. 백담사로 가는 길은 두 갈래 길이 있는데요. 한계령을 지나는 길과 내린천을 지나는 길 두 가지 방법이 있어요. 두 길은 거리가 똑같은데 저는 설악산 산세를 구경하며 가기 위해 구불구불한 한계령 길을 선택했습니다.







고개를 하나씩 넘을 때마다 설악산의 아름다움에 입을 다물 수가 없네요. 왼쪽으로 보이는 작은 건물이 한계령 휴게소입니다.







한계령은 해발 1,004미터의 인제~양양을 잇는 국도에요. 휴게소의 위치는 해발 920미터입니다. 이 고개는 설악산국립공원에 속하는 곳인데, 지금의 고속도로가 뚫리기 전에는 동해안과 내륙지방을 잇는 교통 요지였어요. 저도 서울에서 속초를 가려면 대관령과 한계령을 지나갔던 기억이 납니다.







한계령에서 바라본 설악산의 풍경은 그야말로 절경이에요. 휴게소에서 간단한 요기를 하고 바로 차를 탈 수 없을 거에요. 전망대에 우두커니 서서 한참을 설악산 봉우리들을 바라보게 됩니다. 저 봉우리들을 한번 올라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니, 왜 산을 기어코 오르려 하는지 이해가 되네요.








한계령 고개는 인제군 북면 한계리에서 양양군 서면 오색리로 가는 길 위에 있습니다. 신라김씨대종원(新羅金氏大宗院)의 기록을 보면 마의태자가 서울을 떠나 한계리에 도착했을 때, 살을 에는 취위와 눈보라가 심했다고 하는데, 한계령(寒溪嶺)이란 이름은 이를 두고 생겨났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다음 글에선 백담사로 들어가 볼게요.


+ 입장료 : 어른 1천원, 청소년 600원, 어린이 300원

+ 주차료 : 3천원(1일)

+ 매주 화요일 휴무


1박2일 인제여행코스 7편 계속... (연재중)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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