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해녀들이 잠수했다 올라오면 가픈 숨을 '쉬이~' 하며 내 뿜습니다. 이름 모를 제주 바닷가에서는 해녀들을 종종 만나게 되는데, 힘겹내 내 쉬는 그 숨소리가 애처롭지만 참 아름답게 들립니다. 그녀들이 물 밖으로 나와 내 쉬는 첫 숨소리를 제주도 말로 '숨비'라고 합니다. 제주신라호텔 앞 정원의 이름을 '숨비정원'이라고 부르는데요.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내딛는 첫 걸음의 정원이라 그렇게 이름을 지었나 봅니다. 전 이 정원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모두 경험해 봤어요. 사계절 모두 향기, 색깔, 소리가 다른 참 매력적인 정원이란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여름'의 향기를 맡으러 내려가 볼까요?
정원의 입구인 테라스 계단을 내려오면 패밀리풀이 나오고 거길 돌아 나오면 '류와 연의 연못'을 만나게 됩니다.
연못 가운데는 작은 다리가 있는데, 여기서 박수를 치면 잉어들이 몰려듭니다. 잉어밥은 짐보리같은 아이들 액티비티 장소에 가면 무료로 나누어 줍니다.
숨비정원을 조금 걷다 보면 작은 미니 동물원도 있어요. 여긴 새도 있고 거북이도 있고 토끼도 있고 제법 다양한 동물 친구들이 있는데요. 부모님과 동반한 아이들에겐 '동물 먹이주기 체험'을 할 수도 있답니다. 물론 비용은 무료에요. 전 어른이라 먹이를 얻진 못했지만, 아이들 먹이 주는 것만 봐도 기분이 좋네요. 그런데 제가 먹을 걸 주나 싶어 얘네들이 모여들어요. "얘들아, 미안해... 아저씨 먹을 것 없어."
예쁜 꽃밭을 지나면 억새원도 만나게 됩니다. 억새는 가을이 되면 언덕 전체를 가득 채우는데, 뭔가 은밀하기도 하고 가을의 정취가 참 멋진 곳으로 바뀝니다.
또 다시 수국수국한 예쁜 길을 조금 지나면 바다를 향하고 있는 '쉬리벤치'가 있어요. 제주도 중문 바닷가 전체가 한눈에 보이는 이곳은 강제규 감독 영화 <쉬리>의 마지막 장면을 촬영해서 이름이 붙었습니다.
쉬리벤치 풍경, 참 그럴싸 하죠? 바로 아래 해변은 제주신라호텔의 프라이빗비치가 있어요. 저곳에서 물노리를 즐기거나 쉼터에서 차를 마시고 만화책도 읽을 수 있답니다. 건물은 숲에 가려 보이질 않네요.
숨비정원 끝으로는 글램핑장도 있어요. 여기서 맛나는 바베큐도 해먹고, 특급 쉐프들이 해주는 음식도 먹고 참 달콤한 휴식이 될 겁니다. 글램핑을 몇 년 전 겨울에 한번 했었는데, 따뜻하고 음식도 굉장히 맛있어서 정말 편안하고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홋~ 이건 캠핑장이네요. 못 보던 곳인데 새로 생겼나 봐요. 글램핑장이나 캠핑장엔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도 있고, 맛있는 요리도 제공하니 편안하게 즐기기만 하면 되겠어요!
캠핑, 글램핑장을 지나니 이번엔 울창한 숲 사이로 난 숨비낭길 산책로가 있군요. 숨비정원 산책 참 다양한 느낌이 있는 곳이 참 많네요. 이 산책로는 1km정도로 짧아 돌아보기 힘들지 않고 좋아요.
햇빛이 완전히 차단된 조용한 숲길엔 예쁜 꽃들도 아름답고, 숲 냄새도 참 좋습니다. 저 혼자 이 길을 걷는데, 제주신라호텔을 혼자 독차지한 기분이 드네요. 참 멋진 산책이에요~
다시 호텔로 들어오니 1층 야외정원 입구에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존이 있어요. 이곳에는 PS4, PS3, PS2, PSP 등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의 모든 기종이 다 있더라고요. 이용료는 무료고 밤 12시까지 이용 가능하니, 아이들과 연인끼리 재미난 게임 한판 하고 가세요. 제가 게임을 잘 몰라서 어떤 게임인지 잘 알 수는 없었는데, 굉장히 다양한 게임이 있더라고요.
제주해녀의 숨소리를 닮은 숨비정원. 우주최강이라는 제주신라호텔의 음식과 객실, 그리고 서비스. 이런 것들을 더 돋보이게 만드는 건 바로 정원 산책이었습니다. 혹시라고 제주신라호텔에 묵으신다면 이곳을 꼭 걸어보세요. 없던 사랑도 새록새록 솟아 날 거에요. 여기 묵지 않더라도 중문을 지난다면 호텔에 차 세워두고 한번 걸어보세요. 걸어 보는 건 공짜니까요!
제주도여행코스 6편 계속... (연재중)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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