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시원하고 깨끗하게 리모컨 청소하는 법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리모컨이 더러워지면 어떻게 청소하시나요? 눈에 안 보여서 그렇지 집에서 사용하는 리모컨은 화장실 변기보다 더 세균이 득실댈 겁니다. 치킨 먹던 손으로 누르고, 과자 먹던 손으로 누르고, 음료수 쏟고, 음식 만들다 누르고, 화장실 다녀와서 손도 안씻고 누르고.... 아무튼 굉장히 더럽습니다. 이렇게 계속 사용하다 보면 어느 순간 버튼이 잘 안눌러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배터리가 나갔나 싶어 새걸로 갈아 끼워봐도 똑같이 작동 안하는 건 마찬가지죠. 이럴 때 어떻게 하십니까? 정답은 분해해서 물로 씻으면 완전히 새것 처럼 제깍제깍 작동이 된다는 것! 고장 안나냐고요? 우리집에 있는 15년 넘은 TV리모컨도 아직까지 씻어서 잘 사용하고 있고요. S사 TV 리모컨이 2개가 있는데, 모두 수십번을 씻어도 잘 작동하고 있습니다.

전자제품 PCB(보통 보드, 메인보드 등으로 부르죠.)를 물로 씻는 방법은 가전제품 만드는 회사에서도 주로 사용하는 세척 방법입니다. 미세한 먼지를 털기 위해 고주파 세척기를 사용한다는 것만 제외하면 물로 씻는 건 똑같습니다. 그리고 칫솔로 문지르는 것은 실제로 제조공정의 Touch-up 공정에서 납땜으로 생긴 Flux를 칫솔로 세척하고 있죠. 저는 과거 가전제품 만드는 회사에서 10여년간 품질관리팀장 일을 했었고요. 제가 다니던 회사의 제품이 아마 여러분들의 집에 하나씩은 다 있을 겁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가전업체 S사에 납품하는 리모컨 업체에서도 수많은 종류의 리모컨을 납품 받아 품질관리를 했었습니다.



리모컨을 청소하는 방법에서 가장 어려운 건 리모컨 분해하는 일이에요. 어떤 제품은 꽈배기 꼬듯이 비틀면 열리는 것이 있고, 또 어떤 제품은 나사를 풀어야 열리는 것도 있고, 이도 저도 아닌 것은 강제로 끝에 날카로운 일자 드라이버로 틈을 별려 열어야 하는 것도 있습니다. 어쨋든 작동안해서 버릴려고 했던 리모컨, 조금 상처나도 되니 날카로운 일자 드라이버로 틈새를 벌려 그냥 조심스레 열어 보세요. 우리 핸드폰 뒷 커버가 열리고 닫히는 방식과 비슷하게 보통은 후크 방식으로 되어 있고, 보통의 리모컨은 나사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열어보니 음료수 찌꺼기 같은 것들이 PCB에 덕지덕지 붙어 있네요. 화살표 되어 있는 부분이 키를 누르면 접점이 되어 리모컨이 작동하는데, 이물질이 묻어 있으면 작동을 안하죠. 화살표 아래로는 시커멓게 메모리 같은 게 붙어 있죠? 저건 리모컨 키값이 저장되어 있는, 쉽게 말하면 저장장치 같은 건데요. 저 부분도 칫솔로 박박 문질러주세요. 저기에 음료수나 먼지가 끼면 이상작동을 합니다.







이건 우리가 누르는 리모컨 고무부분의 뒷면인데요. 저 부분이 아까 보신 PCB부분에 접점하는 부분입니다. 이 부분에도 이물이 끼면 이상 작동을 하니 칫솔로 박박~ 문질러 주세요.







그리고 배터리를 오래 껴놓고 사용하지 않으면 이렇게 부식이 되는데요. 원래 저 스프링 같은 것의 재질은 녹이 슬지 않는 재질이에요. 저기도 칫솔로 박박 문질러 주면 깨끗한 새 것으로 탈바꿈 된답니다.






배터리가 올라가는 부분도 온갖 음료 찌꺼기로 덕지덕지.... 속을 들여다 보니 리모컨 만지기가 싫어지네요. 아마 몰라서 그렇지 세균이 득실거릴 거에요. 마찬가지로 칫솔로 박박~







씻는 방법은 특별하지 않아요. 그냥 안쓰는 칫솔에 비누 묻혀 박박 문질러 주면 됩니다. 주의할 점은 가루 세제처럼 찌꺼기가 남는 건 사용하시면 안되고요. 물세제나 비누로 그냥 씻고 깨끗이 행구면 되요. 고장 안나냐고요? 이 리모컨 만드는 업체도 오염 되었을 때 똑같이 물에 세척한다니까요~







어우~ 속이 다 시원합니다. 여기에 묻어 있었을 온갖 세균 덩어리들아 안녕~~~~







그렇게 구석구석 칫솔질을 하고, 1시간 정도 바람 잘 통하는 곳에서 구석구석 말려주면 끝입니다. 참고로 가전제품은 물보다 직사광선에 더 빨리 부식하니 그늘에 말려주세요.


그리고 '부식'이 나오니까 말씀드리는데요. PCB 제품들은 습기에는 부식이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부식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우리가 제품을 사용하면서 기대하는 수명 이내에는 부식을 안한다는 게 정답입니다. 위에 널려 있는 리모컨 부품의 재질은 ABS플라스틱, 고무, 금, 납, 니켈, 에폭시 등이라 물에 부식되는 재질이 없습니다. 물에 부식된다면 우리 손에서 나온 습기로 벌써 제품은 망가졌을 겁니다.







그렇게 분해했던 역순으로 조립하면 끝~ 이 리모컨은 4년 정도 사용한 건데 완전 새 리모컨이 되었네요. 만약 조립했는데도 이상 작동을 한다면 물이 다 마르지 않았을 확율이 높으니 바짝 말려 사용해 보세요. 그럼 또 거짓말처럼 제깍제깍 잘 작동할 겁니다. 우리 이제 닦지 말고 시원하게 씻으면서 살아요~






 혹시 키보드는 어떻게 청소하는 지 아시나요? 똑같이 아래처럼 물에 씻으시면 됩니다. 자세한 글은 제가 예전에 적었던 글을 참고하세요. (클릭) → 2016/01/25 - 속 시원하고 깨끗하게 '키보드 청소하는 법'





이미지 맵

언젠간날고말거야

언젠간날고말거야™의 여행블로그. 국내여행기, 해외여행기, 영화리뷰 등을 다룹니다.

    ✔ '블로그&IT/IT' 카테고리의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