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시 안녕동엔 감각있고 아름다운 건축물의 소다 미술관이 있습니다. 원래는 대형 찜질방으로 공사를 시작했으나 공사가 중단되고 철거 위기에 놓였다가, 화성시 최초의 사립 미술관으로 탈바꿈 된 곳입니다. 주변엔 대규모 아파트 단지 공사가 한창이고, 미술관 주변은 문화 불모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공장과 공사장 뿐인 곳입니다. 이런 곳에서 만난 소다 미술관은 황무지 같은 도시에 한 줄기 생명을 불어 넣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우연히 만나 예상치 못 하게 예뻤던 곳으로 들어가 볼까요?
대규모 아파트 공사장 진입로에 짓다 만 건축물 같은 곳에 미술관이 있습니다.
한때는 찜질방을 만들려고 공사중인 건물이었지만, 중단된 공사현장이 미술관으로 바뀌었습니다.
소다미술관은 입장료가 있습니다. 어른 3천원, 아이들 2천원. 생각보다 조금 비싸다고 여겨질 수도 있지만, 나라에서 지원 받지 않는 사립미술관도 우리가 찾아 줘야지 계속 볼 수 있겠죠? 월요일은 휴관이고 나머지 요일에 오후 7시까지 문을 엽니다.
건축물엔 크고 작은 다른 모양의 사각형 프레임이 많습니다. 건너편의 사람이나 사물이 서로에게 작품이 되는 독특한 구조를 하고 있네요.
1층 입구엔 디자인샵도 조그맣게 있습니다. 저 위에 우산은 여름에 바깥에서 사용할 일이 있을 거에요. 조금 있다 말씀드릴게요.
제가 찾은 날은 <건축가의 이중생활>이란 이름의 작품 전시를 하고 있었어요. 이관직 건축가가 여행에서 본 사람과 풍경을 그린 그림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건축도 일편 영화와 같은 종합예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림을 가까이 해야하는 직업이라 이런 재주도 있네요.
직업에 따라 사물을 보는 시각이 완전히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풍경보다는 건축물의 디테일이나 패턴, 각도 등 작가가 어디를 인상 깊게 봤는가를 엿볼 수 있네요.
전남 목포항. 같은 곳을 여행하더라도 누구는 그림을 남기고, 또 누구는 사진과 글을 남기고...
2층에는 컨테이너를 이용한 미술관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2층에선 전시가 없더라고요. 그냥 빈 공간이라도 존재 자체가 작품인 것 같습니다.
토요일 낮 미술관 뒷마당은 따스한 봄볕에 쉬는 이들로 붐빕니다.
저도 뒷마당으로 내려가 볼까요~ 여긴 1층 카페인데, 뒷마당 쪽으로 물고기들이 다 몰려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문화 불모지같은 화성에 이런 미술관이 있다는 게 참 고맙습니다. 서울에 살아야만 누릴 수 있는 '미술관'이란 것을 여기서 만나다니....
짓다 만 찜질방 바깥은 지붕없는 갤러리가 되었습니다. 이곳은 여름에 온도가 25도를 넘어가면 하늘에서 물이 떨어지도록 설계 되었어요. 아까 입구 디자인 샵에서 보셨던 우산은 이곳 때문에 판매하고 있는 겁니다. 더운 여름엔 아이들도 부모도 좋아할 예술작품입니다. ^^*
하늘 뚫린 내부엔 사람이 앉아 있는 형상의 철 구조물이 있네요. 초광각 렌즈를 가져와야 다 담을 듯....
바깥에서 보면 작품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어요. 건축물이 마치 욕조에 사람이 앉아 있는 모습을 하고 있죠? 상상력이 기발하네요.
빛의 세기와 각도에 따라 색깔과 인테리어가 바뀌는 색다른 경험입니다.
이제 봄이 완전히 오고 있나 봅니다. 경기도 화성 안녕동 소다미술관 뒷마당에도 매화꽃이 만발했습니다. 어제까진 '건축가의 이중생활' 전시를 했는데, 이번 주부턴 다른 걸로 바뀐다고 하더라고요. 융건릉이나 용주사 방향으로 산책 가신다면 아이들 데리고 미술관 어떠신지요? 똑같은 봄볕이 이곳에서 더 따뜻하고 향기로운 것 같이 느껴지실 겁니다.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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