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닌빈 여행 #8 - 작정하고 크게 지은 동양 최대 규모의 '바이딘 사원'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베트남 닌빈에 있는 고대 수도 호아루에서 오토바이로 9km를 달리면 바이딘(Bai Dinh) 사원을 만납니다. 바이딘 사원은 동양에서 가장 큰 규모의 사찰인데요. 전쟁으로 천년고찰이 모두 사라지자, 2010년 탕롱(현재의 하노이) 건도(建都) 1,00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작정하고 크게 지은 절입니다. 특별하게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곳은 아니지만, 규모나 불상, 건축물이 으리으리해서 닌빈여행에선 꼭 가봐야할 곳이 아닌가 싶어요. 뭐, 이런 데 안가면 닌빈은 딱히 갈 때도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른 도시와는 또 다른 색다른 멋이 나름 있는 도시지요. 자, 어떤 곳인지 내려가 볼까요~


여행자라곤 하나도 없는 한적한 베트남 시골길을 달려갑니다. 멋진 곳을 구경하는 것도 좋지만, 전 이런 도로를 달리거나 가끔 길을 잘못 들어 헤맬 때도 색다른 느낌이라 좋더라고요.







베트남은 이정표나 안내표지판에 참 인색합니다. 구글 네비게이션을 찍고 달려왔는데, 이 근처이긴 한데 어딘질 모르겠더라고요. 대충 절간 비슷한 건축물이 보이길레 이쪽으로 들어가 봅니다. 이 문이 한국의 일주문 같은 역할을 하나 보네요.







혹시 바이크 타고 내비게이션 찍고 가실 분들은 위 구글 맵에서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세요.






오토바이는 입구에 주차하고 들어가셔야 합니다. 빨간 봉을 들고 어찌나 열정적으로 손짓을 하시는지.... ㅎㅎㅎ







주차비는 15,000동(750원)입니다. 베트남에선 유료든 무료든 관리인이 있는 주차장에 꼭 세우세요. 오토바이 도난 사고가 많습니다.







바이딘 사원은 입장료는 없습니다만, 전기차를 타고 갈 사람은 전기차 이용료를 내야 해요. 위 건물이 매표소입니다.







전기차 이용 요금은 키가 1m 넘는 어른은 3만동(1,500원), 1m 이하의 어린이는 2만동(1천원)입니다. 한국은 나이로 요금을 달리하는 경우가 많은데, 베트남은 대부분 키로 나누더라고요. 그래서 매표서에 키를 확인할 수 있는 구조물이 항상 있습니다.







전기차를 안 타고 걸어가도 되지만, 1천 원 때문에 지옥을 맛보고 싶다면 그리 하세요. 어지간히 궁핍한 여행이 아니라면 전기차가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절간까지 거리가 상당히 멉니다.







그렇게 슝슝 달려....







금새 바이딘 사원 입구에 도착합니다. 사람이 없어 입구 크기가 가늠이 안되는데, 아름드리 나무가 작아 보일 정도로 규모가 상당하네요.







호수 위에 놓인 긴 다리를 지나면....







3개의 문이 있는 건축물을 만나는데 이게 사원의 정문입니다. 경질목재 550t으로 지은 웅장한 이 문은 베트남에서 가장 큰 규모의 대문이에요. 대문 양 옆으로는 무게 12t, 높이 5.5m의 청동 수호상이 버티고 있습니다.












대문을 들어서면 주변으로 무게 8t의 낌끄엉(Kim Cuong) 청동 수호신 여덟 개가 보입니다. 불법을 수호한다는 한국의 사천왕과 같은 의미인가 보네요.












예쁜 무늬 창살을 가진 긴 회랑을 지나면....






끝도 없이 늘어선 아라한 상이 있습니다. 500개의 백석 아라한 상은 양쪽 통로를 따라 종탑 입구까지 늘어섰는데, 2.5m 정도의 아라한 상들은 모두 한 덩어리의 암석에 조각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모두 다른 표정을 하고 있는데, 웅장함에 기가 눌리더라고요. 무릎을 만지면 건강해진다는 설이 있어 온통 무릎만 까매졌네요. ㅎㅎㅎ







500개의 아라한 상을 지나 1km 정도 오르막을 오르면 무게가 무려 36t에 이르는 청동 종탑이 있습니다. 베트남에선 가장 큰 동종입니다.







한국에서도 이렇게 큰 종은 보지 못한 것 같은데, 내뿜는 기에서 뭔가 서늘한 느낌이 있네요. (클릭하면 큰 그림으로 볼 수 있습니다.)







종의 울림을 극대화 하기 위한 바닥의 울림판도 참 멋있습니다.







회랑이 너무 길어 조금 지루할 쯤, 경내 숲 길로 걸어 봅니다. 계단 보단 확실히 그냥 오르막길이 편안하네요.







종탑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가면 이게 법당인가 싶을 정도로 규모가 큰 관세음전이 있어요. 단층 목재 지붕에 정면 다섯 칸, 측면 두 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바닥 연꽃 문양도 아름답네요.







관세음 법당 안에는 10미터 높이의 대단히 아름다운 청동 관세음보살상이 있습니다. 천개의 눈과 손을 가졌다죠. 무게가 무려 40톤에 이른다는데, 베트남에선 가장 큰 관세음 불상입니다. 뭐든 작정하고 제일 크게 만든 모양이네요.







양쪽으로 난 회랑으로 가면 여길 못 만날 겁니다. 전 가운데 길로 왔더니만 큼직한 연못을 지나게 되네요. 이정도 올라왔으면 이제 슬슬 다리가 아파질 거에요. 절간이 느므느므 큽니다.







음.... 아까 관세음전 보다 더 큰 건물이 있어요. 여기가 한국에선 대웅보전이라 부르는 석가불전입니다. 2층 구조의 곡선 지붕의 추녀가 참 아름답네요. 이쯤 올라 오셨으면 힘들어서 그 아름다움이 눈에 안들어 올지도 몰라요. ^^*







대웅보전 내부에는 높이 10m의 청동 불상이 있습니다. 무게가 100톤이나 나가는 이 불상은 2006년 베트남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는데, 베트남에서 가장 크고 무거운 청동불상입니다. 바로 앞 봉황새인 주작(朱雀)도 참 아름답네요.












디시 회랑으로 오르막을 오릅니다. 이쯤되면 이제 체력이 바닥 나 있을지도 몰라요. ㅎㅎㅎ 그렇게 힘들게 오르면 바이딘 사원에서 가장 뒤편에 위치한 삼세불전을 만납니다. 3층 곡선 지붕 양식의 삼세불전은 해발 76미터 정도의 높은 언덕에 자리하고 있어요.







내부에는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상징하는 무게 50톤의 청동상 세 개가 놓여있습니다. 규모도 규모지만 곳곳에 놓여진 조각상이 대단히 아름답습니다.







향로를 앞에 두고 포대화상이 저 멀리 풍경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베트남 사찰은 유달리 포대화상이 많은 걸 보면 어지간히 존경하나 봅니다.







그리고 아까 관세음전 뒤로 보이던 불탑은 가까이서 보니 누각형태로 되어 있는 불탑(佛塔)이네요. 탑 속에 들어가려면 제법 비싼 티켓을 끊어야 하는데, 다리도 너무 아프고 힘들고 지쳐서 탑 안에는 들어가 보진 않았어요. 원래 도교 신선사상에선 하늘에 높이 오를수록 신과 가까이 있다고 믿었는데, 그 영향으로 바이딘 사원의 불탑도 놓게 지은게 아닌가 싶네요.







바이딘 사원은 순례자들과 관광객들에게 아주 인기있는 곳입니다. 아까 말씀 드린 대로, 유서가 깊다거나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기 보다는, 하노이로 도읍을 옮긴지 1천년을 기념해서 만들어진 동양에서 가장 큰 사원입니다. 한번 쯤은 구경할만 해요. 물론 너무 넓고 오르막이라 다리가 쪼~매 아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만...


이제 배도 고프고, 몸도 고달프고 해서, 제가 묵고 있는 퀸호텔로 들어가서 바로 옆에 있는 트립어드바이저 1위 맛집 '쭝뚜옛'으로 가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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