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스필버그의 1982년 영화 '이티(E.T)'에서 외계인 ET가 지구에 온 지 벌써 31년이 넘었습니다. 하지만 ET보다 더 오래전 지구에 온 외계인이 있다면 어떻게 생겼을까요? 오늘 이야기할 영화는 우주선이 불시착해 지구에서 60년 동안 살아온 외계인 '폴(Paul)'에 관한 이야기 '황당한 외계인:폴' 입니다.
이 영화는 <뜨거운 녀석들>과 <새벽의 황당한 저주>의 '사이몬 페그'와 '닉 프로스트'의 찰떡 콤비가 나오는 영화입니다. 저도 최근 특집 포스팅을 위해 다시 한 번 찾아 본 작품들인데요, 얘들이 나오는 영화들을 한 번이라도 보신 분들은 오늘 영화도 어떤 SF 코미디 활극이 펼쳐질지는 대충 짐작하실 수 있을겁니다. 자 들어갈까요?
▼ 예고편
외계인과 UFO를 좋아하는 베스트 프랜드 '그림(사이몬 페그)'과 '클리브(닉 프로스트)'는 SF '코믹 콘'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영국에서 미국으로 건너 간다. '코믹 콘' 행사만 보고 가기는 섭섭한 이 친구들은 UFO를 믿는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UFO 성지 순례길이라고 불리는 곳인 '외계인 비밀 연구 기지'를 찾아간다. 그런데, 운 좋게 그 곳에서 인간들에게 쫓기고 있는 진짜 외계인을 만나게 된다. 지구에 온 지 60년이 된 '폴(Paul)'이라는 지구식(?) 이름을 가지고 있는 그는 술과 담배, 그리고 음담패설을 즐기며 외계인 포스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황당한 외계인이다. 60년 전 지구에 불시착한 후 미정부의 보호를 받으면서 각종 비밀연구의 자문을 해온 폴은 그의 효용가치가 없어졌다고 판단한 미국 정부에 의해 인체해부될 위기에 쳐해 지금은 도망 중이다.
▒ 재미를 더해 주는 영화 곳곳의 패러디
이 영화에는 외계인이 등장하는 영화답게 기존 SF에 대한 각종 패러디가 많이 녹아있다. 각본을 쓴 '사이몬 페그'와 '닉 프로스트'가 이 영화는 '스티븐 스필버그'에게 바치는 러브레터라는 표현까지 했었다. 실제로 스티븐 스필버그가 직접 목소리 출연도 했고, 심지어 인디아나 존스에서 본 듯한 창고 같은 곳에서 외계인 '폴'은 영화 E.T를 만들고 있는 스티븐 스필버그에게 E.T의 손가락에 불이 들어오게 만들라며 통신 장비로 스필버그를 다그치는 장면까지 나온다. 이 밖에도 다양한 SF 영화의 패러디 흔적들을 찾아볼 수 있는데, 주인공들이 입고 있는 옷은 <스타워즈 5 - 제국의 역습> 티셔츠이고, <맨 인 블랙>, <E.T.>, <2012>, <스타 워즈>, <X-파일>, <에이리언> 등등을 영화 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외계인 '폴'은 <X-파일>의 멀더는 자신이 제공한 아이디어라고 하더라. ㅋㅋㅋㅋ
▒ 발칙한 외계인 '폴'
처음 예상한 대로 외계인 '폴'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이름 부터가 미국에서 흔하디 흔한 '폴'이란 이름을 가진 이 외계인은 영어에 능숙하고, 담배와 대마초를 좋아하며, 음담패설도 서슴치 않는다. 게다가 죽은 건 먹지 않는다며 죽은 새를 다시 살려내서 먹어 주시는 철저한 '음식철학'도 가졌다. 이 영화는 외형상 <E.T>와 마찬가지로 폴과 그를 돕는 인간들의 흔해빠진 외계인 귀향 스토리와 미 정보부의 추격전을 다루고는 있지만, 수많은 영화 인용과 '고전 비틀기' 그리고, 음담패설로 기대했던 그들만의 '장기'를 유감없이 펼쳐 놓는다.
이 영화는 별 생각 없이 유쾌하게 보기에는 부족함 전혀 없다. 애초부터 낄낄대며 웃고 떠들자고 가볍게 시작한 이야기다. 하지만, 이런 장르영화에서는 아는 만큼 재밌다는 공식이 언제나 통한다. 아까 위에서 언급한 영화를 모두 알고 있다면 100% 재미를 찾을 수 있다는 약간의 단점이 있다. 그리고 이전 영화에서 보여준 사이먼과 닉의 막무가내 식 발칙함은 없다. 외계인 ‘폴’만 발칙하다. <새벽의 황당한 저주>에서 DJ가 되겠다며 정말 귀하게 모은 레코드 판을 던지며 좀비를 복날 개 잡듯이 때려잡던 그 패기는 다 어디로 갔지?
비록 나는 종교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에서 종교를 비아냥거리는 부분은 약간 거슬리긴하지만 어차피 이런 전복과 파격에 대한 거부감도 어디까지나 '웃자고 한 얘기' 인 듯한 별것 아니라는 영화의 태도 때문에 더 유쾌하다. 낄낄대실분들 강력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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