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이끼정원, 오하라 '산젠인'-일본 교토 여행 #19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교토 북쪽 끝에 조용히 앉은 오하라(大原)는 수행자들이 은거하며 살아가는 작은 시골마을입니다. 이곳에는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이끼정원 '산젠인(三千院)'이 있습니다. 물론 저의 개인적인 평가입니다만 누가 보아도 딱히 다른 평가가 나오지 않으리라 봅니다. 사실, 산젠인은 이끼정원으로 불리긴 하지만 정확히 이곳은 사찰이에요. 그것도 무려 8세기에 창건된 고찰입니다. 경내에는 왕생극락원, 부동당, 관음당 같은 불교 건축물도 있고요. 특히, 객전(客殿) 앞 정원과 왕생극락원 주변의 이끼정원은 기막히게 아름답습니다.


오하라는 교토 시내에서 제법 먼 거리에 있어서, 혹시 가는 방법이 궁금하면 아래 지난 글 링크를 따라가세요.

(링크) 버스로 교토 시내에서 오하라(산젠인)까지 가는 방법-일본 교토 여행 #18



여기까지 오는 길은 위에 적은 지난 글 링크에서 확인하시고요. 이제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 비싼 입장료 아깝지 않은 산젠인 객전



산젠인 입장료는 어른 700엔, 중고생 400엔, 초등학생 150엔, 그 이하 얼라(?)들은 무료입니다. 입장료가 조금 비싼 감이 없지 않으나, 풍경을 보면 돈이 아깝지 않아요.






매표소 바로 옆에 있는 건물은 입구에 있는 객전(客殿)입니다. 손님이 머무는 큰 건물이란 뜻입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궁궐을 고치고 남은 목재로 만들었습니다.






객전 속엔 (사진은 찍을 수 없지만) 작은 붓글씨 갤러리도 있고 볼 거리가 조금 있습니다. 그런데 진짜 볼거리는...





객전 후원으로 펼쳐지는 멋진 풍경이죠!!!






어찌나 이쁜지 툇마루에 한참을 앉아 구경했어요.






진한 말차와 양갱을 먹으며 촉촉한 이끼정원을 감상하세요!






분위기 더 좋으라고 하늘에서 비님이 졸졸 내려주시고...






물소리도 졸졸 듣기 좋아요.






객잔은 건물 7개 정도를 이어붙인, 굉장히 큰 건물이에요. 정원을 작정하고 그렇게 만든건 지, 곳곳에 만들어둔 툇마루에서 바라본 풍경은 모두 달라요.














동영상으로 한번 볼까요? 산젠인 객전 툇마루에서 본 비내리는 풍경입니다.






양갱 먹으며 어지간히 쉬었으니 다른 공간으로 건너가 볼까요. 경내가 워낙 커서 사진으로 모두 보여드릴 수는 없고, 몇 곳만 소개해드릴게요.





건물 곳곳에 불상을 모시고 있어요. 다다미 바닥에 일본 그림, 직사각형으로 반듯한 일본식 나무문살이 정갈하네요.










바깥에서 본 나무 문이 한국과는 다른 소박한 문양이 독특합니다. 문 안에 '산젠인(三千院, 삼천원)'이라 적힌 편액은 레이겐(1654~1732) 일왕의 친필입니다. 이때부터 이 사찰의 이름이 공식적으로 '산젠인'이 되었습니다. 저 편액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 구석에 안내판이라도 좀 놔두지, 아무 안내가 없어서 모르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어요.





✔ 이끼정원에 둘러쌓인 왕생극락원



이제 객잔을 나와 왕생극락원으로 갑니다. 가는 길 외롭지 말라고 이끼정원을 준비해뒀어요.










왕생극락원은 무려 1천년 전에 생겼습니다. 안에는 아미타 삼존상이 있는데 들어가서 절을 넙쭉 한번 하고 다시 길을 떠나요.






아미타 삼존상은 현재 일본의 국보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사진촬영 금지라 바로 앞에서 찍은 건 아니고요. 전경 찍은 큰 사진을 확대해서 보정하니 보이더라고요. ㅎㅎㅎ






왕생극락원에서 연못을 끼고 조금 더 걸어가면 온세상 이끼밖에 없는 이끼정원이 쭈욱~ 펼쳐집니다.










산젠인의 이끼 동자들. 공식 이름은 '동자 지장보살'입니다. 세월에 이끼가 많이 자라 본의 아니게 반신욕 상이 되었네요. ㅎㅎㅎ






나무관세음보살...






연못을 지나 언덕을 조금 올라가면...





✔ 봄이면 수국이 한가득



수국원이 나옵니다. 6월에 가면 길 옆으로 길게 수국이 완전 만발해 있어요...






봄에도 볼 거리가 많겠죠?






관음당을 내려와 서쪽 끝에서 만난 가마쿠라 석불. 이름으로 미루어 가마쿠라 시대인 12~13세기에 만들어진 석불인가 봅니다. 우리 가는 길 잘 보살펴 주이소..






촉촉히 비 내린 산젠인은 정말 상쾌하고 아름다운 곳입니다.






그리고 입구 근처에 보면 작은 박물관이 하나 있어요. 입장료에 다 포함되어 있으니 여기서 일본 불교미술들 조금 구경하시고요.






그리고 금색 부동차도 시음하고 가세요. 금가루가 들어 있는 몹시 짜고 비린 차(茶)인데, 개인적으로 맛이 별루라 사진 않았어요. 짠 맛은 소금이고 비린 건 가쓰오부시 인듯... 옆에 있던 중국인 여행자는 냉큼 사더라고요. "맛있냐?"라고 물어보니 "맛은 없는데, 이상한 맛이라 샀어"라네요. 뭔 소리지? ㅡㅡ;;


교토 여행에서 오하라 지역은 멀어서 안오는 사람도 많은데요. 하루 시간 내서 오하라 지역의 산젠인과 호센인은 꼭 들러보세요. 하루 투자한 만큼 보람은 확실히 받으실 겁니다. 완죤, 진심, 대빵, 킹왕짱, 어마무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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