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에 오코노미야끼와 야끼소바 맛있게 하는 '점보(ジャンボ)'라는 식당이 있어요. 현지인 주거지역에 있는 작은 식당이라 비교적 관광객은 적고 현지인이 많은 식당인데요. 요즘은 입소문이 나서 교통이 불편함에도 관광객이 종종 찾는 식당입니다. 개인적으로 점보는 가격 대비 양도 많고 맛도 괜찮은 데다, 주인장이 밝고 유쾌하고 친절하기까지 해서 교토 여행에서 꼭 한번 가보시라 추천하고 싶어요. 교통이 조금 불편한 게 흠인데, 교토역에서는 근처까지 가는 버스가 있어요. 맛은 어떤지 들어가 볼까요~
오코노미야끼 점보는 시간 잘 맞춰 가야 돼요. 휴일도 많고 브레이크 타임까지 있어 자칫 힘들게 걸어갔는데 문이 닫혀 있을 수도 있어요. 휴일과 영업시간 등은 글 맨 아래에 적어둘게요. 그리고 바로 옆집에 돈까스 식당인 톤파치(とん八)도 있습니다.
점보 위치가 관광지가 아니고 현지인 주거지역이라 교통이 좀 불편해요. 저는 금각사에서 찾아갔는데, 버스로 한번에 가는 방법이 없어요. 교통이 불편해서 갈까말까 고민하다 그냥 걸어서라도 가기로 결정! 금각사에서 출발하는 버스는 가장 가까운데 내려도 도보 800미터 정도는 걸어야 합니다. 교토역에서 간다면 26번 버스 타면 가게 근처에서 내립니다.
힘겹게 걸어 도착하니 오후 4시 15분. 브레이크 타임에 걸렸어요. 4시 30분부터 오후 영업 시작이니 15분 동안 참새들과 바깥에서 기다리는 수 밖에요! 그나마 기다리는 사람이 우리밖에 없어서 다행이네요.
오후 영업 문 열자마자 들어가니 우리가 첫 손님! 맘에 드는 자리 잡고 앉으니 금세 일본인들로 자리가 다 차더라고요. 대부분 회사 점퍼를 입고 있는 걸로 봐서 근처에서 일하는 회사원인가 봐요. 그리고 근처 주민들은 여기서 먹지 않고 반조리 상태로 전부 포장해서 가더라고요. 좌석에서 팔리는 것보다 포장해서 가져가는 손님이 더 많아요.
음... 메뉴판이... 교토에서 한글 메뉴판 없는 곳은 여기가 첨이네요. 그만큼 관광객이 많지 않다는 의미일 겁니다.
뭘 주문할 지 눈만 껌뻑 거리고 있으니 영어 메뉴판을 가져다 주네요. 믹스(돼지고기, 오징어, 소고기) 오코노미야키를 추천한다고 하니 그걸로 하나, 그리고 야키소바도 하나씩 주문했어요. 노멀 사이즈 가격은 각 550엔으로 저렴하네요. 그리고 라지 사이즈는 조심하세요. 정말 무지막지하게 양껏 나와요. 노멀 사이즈도 2인분 정도 되는 양입니다. 두 가지를 주문했다면 아마 다 못 먹을 수도 있어요.
테이블이 철판으로 굉장히 분위기 좋은데요? 여기서 바로 조리하나 봅니다. 한국의 닭갈비집과 비슷하네요.
이건 믹스 오코노미야끼. 노멀 사이즈인데 이 정도면 2인분 정도 되는 양이에요. 오징어, 돼지고기, 간 소고기가 들어 있고 채소와 계란을 섞어 반죽을 만들어야 해요. 가만 있어도 주인장이 비벼 주지만...
직접 쓱쓱 반죽 만드는 것도 재밌네요. 주인장은 손님이 비비는 걸 권장합니다. ㅎㅎㅎ
반죽을 다 비볐다 싶으면 주인장이 돼지기름을 팬에 두르고...
부쳐줍니다. 음식은 가만 있으면 전부 주인장이 먹기 좋게 만들어 주십니다.
한쪽이 다 익었다 싶으면 삽자루를 들고 와서는...
챡~ 뒤집어 주시네요 ㅎㅎㅎ 이게 사진으론 작아 보여도 두껍고 양이 꽤 많아요.
오코노미야끼가 조금 익었다 싶으면 야끼소바도 철판 위에 쏟아부어줍니다. 550엔짜리 노멀 사이즈가 양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많아요. 라지는 정말 산처럼 쌓아줍니다. Large 주의!!!
길거리에서 파는 걸로는 여러 번 먹어봤는데, 식당에서 주인장이 바로 만들어주는 건 처음 먹어 봅니다. 맛이 기대되는데요~!
저렴해도 채소와 고기가 듬뿍 들어 있어요. 특히 돼지고기는 삼겹살 부위라 꼬습고 맛나요.
제일 작은 게 노멀이라 어쩔 수 없이 주문했는데.... 이걸 어찌 다 먹지? ㅎㅎㅎ 양이 많긴 많네요.
고기가 어느 정도 다 익으면 면을 채소 위에 올려줍니다. 그리고...
이제 소스를 3가지 중 선택해야 해요. 매운맛, 달콤한 맛, 매콤달콤한 맛을 선택할 수 있어요. 전 중간인 매콤달콤을 선택했더니만 한국에서 먹던 것과 비슷하게 되더라고요.
야끼소바도 똑같이 선택하고,
마지막엔 가쓰오부시를 쇽쇽 뿌려줍니다. 가쓰오부시를 더 뿌리고 싶으면 테이블에 있는 스테인레스 상자를 열면 가쓰오부시와 파슬리 가루가 있어요. 맘껏 뿌려 먹으면 됩니다.
소바에도 뿌리고 마지막으로 소스와 잘 버무리면...
먹음직스런 야끼소바 완성~ 면은 부드럽고 채소는 아삭한 식감으로 적당히 잘 익었어요. 팬에 불을 꺼도 잔열에 누룽지처럼 조금씩 눌러붙는데, 그거 긁어 먹는 것도 별미에요!
그리고 진짜 물건은 오코노미야끼 이놈. 매콤달콤한 소스는 짜지않고 정말 맛있어요. 고소한 반죽은 잘 익어 바닥은 바삭하고 양배추는 아삭하게 씹히고 고기는 삼겹살이라 더 맛있어요. 오징어도 상당히 통통하고 쫄깃합니다. 오천원이란 저렴한 가격에 고기, 해산물 듬뿍 들어 있고, 양도 많아 정말 대만족입니다.
교토 여행에서 여기까지 흘러 들어오실 분이 몇이나 될까 모르겠지만, 혹시라도 오코노미야끼, 야끼소바 잘 말아주는(?) 곳을 찾는다면 단연 '점보'를 추천합니다. 저렴하고 양 많고 맛있고 친절해요. 단, 위 사진처럼 브레이크 타임이 있고 휴일도 많으니 참고하세요.
◦영업시간 : 오전 11시~오후 2시, 오후 4시 30분~오후 9시
◦브레이크 타임 : 오후 2시~4시 30분
◦휴일 : 매주 월요일/화요일, 4주차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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