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에 여행 2일차.
딱히 어디를 가겠다는 계획없이 텐진 번화가일대를 시작으로 동네산책했습니다.
파워 J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 같으나 '외국에서 발길 닿는대로 다녀보자' 이 또한 미리 계획했던 일. ㅋㅋㅋ
아침에 텐진중앙공원에서 빵을 먹었고 소화도 시킬겸 텐진지하상가랑 다이묘거리를 슬슬 걸어다녔습니다.
다이묘 거리 끝.
카페 '시로즈커피(Shirouzu Coffee)'에서 쉬었다 갔는데요.
내 입맛 기준~ 후쿠오카 최고의 라떼 맛을 소개 해보겠습니다.
원두랑 밀크스티밍이 예술~ 후쿠오카 맛집 '시로즈 커피'
시로즈 커피는 다이묘거리를 지나 오로리공원쪽으로 가는 방향에.... 번화가를 벗어난 골목에 있습니다.
텐진백화점거리에서 아마도 20분은 걸었을꺼에요.
<시로즈커피 찾아가는 길>
한국은 대형베이커리카페가 유행처럼 많이 생기는데
후쿠오카는 오로지 커피에만 집중한 작은 개인 카페가 많습니다.
직접 로스팅을 하는 집도 많아서 개성이 담긴 원두 맛을 볼 수 있는 매력이 있더라고요.
저는 '카페라떼'만 마시기 때문에
원두맛 뿐만 아니라 원두와 우유의 비율,
우유거품을 얼마나 잘 내는지도 따져보는데 아주 선택을 잘 한 커피집이었습니다.
"샤신니 도루데모 다이죠부데스까? (사진을 찍어도 괜찮을까요?)"
"하이 다이죠부데스 (네, 괜찮습니다.)"
은근히 사진에 민감해하는 것 같아 가는 곳 마다 물어보다보니 가장 많이 하게 되는 말이었습니다.
매장은 한국 동네에서 볼 법한 작고 아가자기한 분위기이고요.
원목 가구와 노란 조명탓에 전체적으로 따뜻해 보였습니다.
메뉴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 홋또 (hot) 카페라떼 오네가이시마스 (따뜻한 카페라떼 부탁드립니다)"
가격은 한국과 비슷하게 4500원정도 했습니다.
한국이 좀 더 비쌀수도...... 쯧.
일본거리의 느낌이 좋은 것은 깨끗한 것도 있지만
길게 늘어선 '전깃줄'이 어릴때 살던 동네같은 생각이 들어서 일수도 있을겁니다.
제가 옛날사람이라.. 그런 시절에 살았었어서.
30~40대의 남자 두분이 열심히 원두를 로스팅하다말고 저의 카페라떼를 만들어 갖다주었습니다.
일단 비쥬얼은 100점 만점에 100점.
라떼 아트가 잘 그려졌다는 것은 원두와 우유상태가 아주 좋다는 뜻입니다.
원두가 신선해야 크레마가 풍부하고 그래야 라떼아트가 아주 예쁘게 그려집니다.
그리고 우유를 데울때 거품을 아주 작고 밀도있게 스티밍(steaming)해야 식감이 부드럽게 되고 라떼아트가 잘 그려지고요.
우유를 오래 데우면 지방이 분리되서 비닐처럼 막이 위에 뜨는데... 90도로 딱 알맞게 데워졌습니다.
라떼 아트가 망가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호로록 마셔봅니다.
저에게 맛있는 라떼는 찰나의 한순간이 아니고 2~3초간 음미를 해야 하는 맛인데요.
첫맛은 원두의 맛이 진하게 나면서 뒤에 우유의 고소함이 치고 나오는
'와... 맛있다'라고 감탄이 나오는 맛이었습니다.
딱 제가 좋아하는 그 맛있는 라떼 맛!!
산미는 적고 고소하면서 우유의 고소함을 극대화 시켜줄 쌉사름한 맛.
원두맛, 원두와 우유의 비율, 조밀한 우유의 식감, 적당한 온도 모두 맛있었습니다.
맛있는 라떼를 마실땐 혼자 마셔도 ... 아니 오히려 혼자여서 좋습니다.
그 맛있는 여운에 집중할 수 있거든요.
조용한 카페이고 따뜻한 분위기여서 더욱 더 좋았던 시간이었습니다.
한잔을 깨끗히 비우고 아쉬워서 더 시킬까 고민도 했습니다.
카페인에 민감한 나이라서... 참았습니다.
주인분에게 엄지척~쌍따봉 날려주고 나왔습니다.
시로즈 커피에서 큰길로 나오면 케이키거리가 있습니다.
100여그루의 느티나무가 도로를 따라 줄지어 있는데 기부니가 너무 상쾌해져요.
잠깐 걸어보세요.
꼭 여기가 아니더라도 후쿠오카는 오사카보다 도로가 넓고 푸릇푸릇해서 걷기 좋더라고요.
아침에 나와서 벌써 4시간째 걷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다시 1시간을 걸어서 스시를 먹으러 가요.
다음편에는 스시공장 '하카타도요이치(완간시장)'을 소개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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