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는 치유되는 것이 아니라 잊혀지는 것. 영화 '혜화,동'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오늘은 인상깊었던 독립영화 한 편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 영화도 대종상영화제 심사 때 본 영화인데요, 2010년 가을 부산국제영화제와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작품성으로 주목을 많이 받았던 작품입니다. 2011년도 상반기에 개봉했었는데요, 개봉 당시 독립영화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혔던 작품이었죠. 저도 이 영화 <혜화,동>을 보면서 조용히 숨죽이며 흐느끼고 가슴의 통증을 느꼈었답니다. 자, 들어가볼까요?

 

 

 

 

 

 

 

예고편 디비기

 

 

 

 

 

 

+ 간략한 줄거리

 

5년 전, 고등학생이였던 혜화(유다인)와 한수(유연석)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습니다. 열여덟의 나이에 임신한 그녀는 학업을 중단하고 미용기술을 배우며 미래를 꿈꿉니다. 하지만 아이의 아빠인 한수는 어느날 홀연히 사라져 버립니다. 혜화는 지금 미용사의 꿈을 접고 유기동물을 돌보는 일을 합니다. 5년이 지난 어느 겨울(冬), 군대에서 제대한 한수가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이(童) 소식을 들고 나타납니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이에 대한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은 그녀는 처음엔 그 말을 믿지 못 하지만 아이가 입양되었다는 사실을 듣게 되면서 그녀의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립니다.(動)

 

 

 

 

 

 

혜화,冬(겨울)

 

어느 추운 겨울 날, 재개발 지역에 버려진 강아지들을 구하기 위해 그녀는 빨간 목도리를 하고 얼어붙은 겨울을 스쿠터로 달립니다. 버려지고 추운 동네처럼 혜화의 마음도 버려진 강아지들과 같이 누구보다도 이 겨울을 아파합니다.

 

 

 

혜화,動(움직임)

 

어느 날, 홀연이 사라졌던 아이의 아버지이자 남자친구인 한수가 군대를 제대하고 다리를 절며 그녀 앞에 나타납니다. 지금까지는 그녀의 정적인 감정을 조용히 관조하였다면, 그의 등장과 아이의 소식으로 그녀의 마음은 쉬지 못 하고 이리저리 움직입니다.

 

 

혜화,童(아이)

 

혜화는 버려진 마을의 유기견들을 자식처럼 정성을 다해 돌봅니다. 5년 전 한수와의 사랑으로 생긴 아이가 출산 한 시간만에 죽었던 과거를 치유하기라도 하듯 그녀는 유기견들을 마치 엄마처럼 돌봅니다. 그녀는 자신의 아기를 낳아서 한수와의 따듯한 가정을 꾸리기를 원했지만 양가 부모님의 반대와 아이의 죽음으로 그 꿈은 산산히 무너지고 맙니다. 그녀는 이제 자신이 깍아 놓은 손톱을 버리지 못 합니다.

 

 

 

 

 

 

혜화는 아직도 아프다.

 

5년 전 한수와 그의 부모님에게 버림받고 홀로 아이를 낳았습니다. 당시 한수는 도망갔고, 그녀는 많이 두려웠지만 한수의 부모님은 아이들 다른 곳으로 입양 보낼 생각뿐입니다. 아이는 한 시간이란 짧은 인생을 살면서 부모를 기다리며 눈도 못 뜬채 두려움에 떨고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가 살아있다는 한수의 말과 그 진실에 다가갈수록 영화는 혜화도 관객도 모두 아파합니다. 이 영화는 아픔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상처는 치유되는 것이 아니라 잊혀지는 것.

 

그녀가 감당해야할 슬픔은 그 무게가 너무 커서 어떻게 사는게 좋을건지 그녀에게 쉽게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버리지 못하고 검은 필름통 안에 모아 놓은 손톱처럼, 그녀의 삶의 고통은 치유되지않고 쌓이기만 합니다. 모두가 날 버렸고, 세상에 혼자 남은 것 같은 길고 긴 어둠의 터널이 놓여있지만, 세월이 지나도 그 상처는 치유되지 않습니다. 검은 필름통 속에 켜켜이 쌓인 손톱과 같은 그녀의 상처는 치유되는게 아니라 잊혀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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