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는 젊은이들 '청년몰' | 전주 가볼만한곳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전주 남부시장에는 젊은이들의 끼와 재치가 돋보이는 특별한 공간이 있습니다. 2011년 2개의 점포로 시작해 이젠 30여개의 점포가 들어선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입니다. 이곳은 관광 목적으로 조성된 곳은 아니고,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곳도 아닙니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 모인 장사꾼들의 공간은 더더욱 아닙니다.  청년몰은 오로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먹고 살겠다는 젊은 청년들이 하나 둘 모여들어 생성된 공간인데요, 폐허와도 같았던 재래시장 2층 옥상에 작은 가게들로 채워지고 있는 곳입니다. 자, 들어가 볼까요?

 

 

재래시장 골목에서 2층으로 올라가야 찾을 수 있는데, 입구가 여러 곳에 있고 어딜 가든 ‘청년몰 가는 길’이란 화살표가 있어 찾기 어렵진 않습니다. 입구에 붉은 색으로 적어 놓은 문구가 눈에 띄네요. ‘적당히 벌고 아주 잘 살자’, ‘잘 키운 청년몰 하나 열 백화점 부럽지 않다.’ 입구부터 이들의 톡톡 튀는 감각이 느껴집니다.

 

 

 

 

 

 

제가 전주 남부시장을 여러 번 왔었지만, 2층으로 올라올 생각을 못했어요. 올라오니 뭔가 예술가들의 감각이 느껴집니다. 평일 낮이라 조금 쓸쓸한 분위기지만 주말이면 사람으로 완전히 북적대는 곳으로 바뀝니다.

 

 

 

 

 

 

 

2층에는 작지만 아담하고 예쁜 가게들이 30여개 정도 모여 있는데, 구경하는 것 만으로도 참 기분이 좋습니다. 적당히 벌고 잘 살아가려는 이들을 위해 지갑을 조금 여는 것도 좋겠죠? 허름한 공간이 이렇게 바뀔 수도 있군요.

 

 

 

 

 

 

‘오메달다’ 여기서 달콤한 걸 사먹고 싶었는데, 아이고 하필 제가 찾은 날은 문을 닫았네요. 주말이면 모든 가게가 문을 다 연답니다.

 

 

 

 

 

 

걸어 다니며 가게 앞이나 이정표 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해요. ‘소름 돋는 소품샵’도 뭐가 있을까 궁금하고 ‘휴지없음’이 피처링한 은밀한 화장실도 궁금하네요. ^^*

 

 

 

 

 

 

 

재미있고 톡톡 튀는 센스 있는 문구로 손님을 유혹하는 가게가 많네요. ‘남자만 먹는 거 아니다. 여자가 먹으면 환장한다.’ 복분자쥬스도 팔고, ‘오빠가 백은 못 사줘도, 주머니는 사줄 수 있어.’ 새새미 소품샵도 기발합니다.

 

 

 

 

 

 

재치 넘치는 젊은 사람들이 운영하는 가게는 많이 가봤습니다만, 여긴 골목을 거니는 것만으로도 참 즐겁네요. 1분만 걸어도 아마 홀딱 반하실 거에요 ^^*

 

 

 

 

 

 

 

가방이나 액세서리를 만드는 공방도 느낌 충만합니다. 와이프가 스파이더맨 고리를 한참 째려보고 있길래 하나 사줬습니다. ^^*

 

 

 

 

 

 

청년몰에는 먹거리, 살거리, 놀거리로 상점들이 조금씩 분리되어 있는데요, 카페, 식당, 디저트, 소품, 액세서리, 유기농화장품, 미술관, 애견샵, 문방구, 철학관 등 생각보다 다양한 상점들이 있어요. 많은 돈은 벌 수 없지만 좋아하는 일들을 하며 사는 모습이 기특합니다.

 

 

 

 

 

 

그래요, 어차피 인생은 굴러먹다 가는 뜬구름 같은 것인데, 사람마다 가치관은 다르겠지만 아등바등 아옹다옹 살 필요는 없어요.

 

 

 

 

 

 

점심 예약을 해놔서 갈 수는 없지만, ‘순자씨 밥 줘’에서 밥도 먹어보고 낯술을 환영한다는 청춘식당도 다음엔 꼭 들러보고 싶네요. 숙소가 이 근처라면 밤에 살살 걸어 나와서 이곳에서 저녁을 보내는 것도 참 즐거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 눈에 들어온 ‘미쓰허 문방구’ 불량식품과 옛 추억이 떠오르는 물건들을 팔고 있나 본데 들어가 볼게요.

 

 

 

 

 

 

이야, 어린 시절 동네 문방구에서 먹던 불량식품들과 장난감이 가득하네요. 가격도 몇 개 사더라도 1천원 밖에 안 하니 뭘 좀 골라볼까~

 

 

 

 

 

 

‘자야’와 ‘브이콘’ 잊고 있었던 과자를 여기서 만나네요. 둘 다 옥수수로 만든 과자인데, 이걸로 저녁에 막걸리나 한 잔 해야할까봐요. ^^*

 

 

 

 

 

 

계산을 하려는데 ‘남의 귀한 딸자식’이란 문구가 재밌군요. 맞아요. 우리가 볼 땐 허름해 보이는 문방구의 주인일지라도 남의 집 귀한 딸자식이니 정중하게 대해야겠죠?

 

 

 

 

 

 

계산하는 곳에 월급봉투가 있길래 만지작거리니 ‘남의 집 귀한 딸자식’ 님께서 한 장 꺼내 주십니다. 어디서 돈이 조금 생기면 여기에 돈을 넣어 와이프에게 주면 좋아하겠네요. 돈만 꺼내고 봉투는 그냥 버리진 않겠죠? ^^*

 

 

 

 

 

 

빈티지한 감성이 물씬 풍깁니다. 하루 사진 찍으며 놀기에도 참 멋진 곳이네요.

 

 

 

 

 

 

미스허 문방구에서 산 불량식품들. 맛기차, 일명 쫀드기라고 하죠. 안에 꿀 들어 있는 것도 있고, 아폴로랑 자야, 그리고 브이콘도 한 봉지씩! 이렇게 2천원 줬습니다. 맛있다기 보다는 옛날 생각하며 깔깔대며 먹는 재미가 있네요.

 

전주여행 가셨다면 남부시장 2층의 청년몰 꼭 들러보세요. 센스 넘치는 젊은 상인들의 감각이 참 즐거운 곳이에요. 필수코스! 참, 월요일은 쉬는 가게가 많으니 다른 날 찾아가세요~

 

+ 주소 : 전라북도 전주시 전동3가 2-241번지 전주남부시장 2층

 

 

2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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