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는 천주교가 심한 박해를 받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1791년 신해박해 때는 천주교를 믿는 다는 이유로 두 명의 천주교도가 참수를 당한 사건이 있었는데, 한 분은 정약용의 외사촌인 윤지충이었고, 다른 한 분은 그의 고종사촌인 권상연이었습니다. 오늘 가보실 전동성당은 참수사건이 있었던 바로 그 순교터에 지어진 성당입니다. 기막힌 사건이 있은지 100년 후, 전주 성곽의 돌로 주춧돌을 세워 23년의 공사 끝에 1914년, 고색창연한 전동성당이 완공되게 됩니다. 우리에겐 드라마/영화 등으로 더 많이 알려졌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고 예쁜 사진을 담으면서 한편은 그들의 죽음과 이름을 떠올리며 이곳을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전동성당은 전주여행에서 안 볼래야 안 볼 수 없는 위치에 있습니다. 한옥마을 초입에 있기도 하고, 바로 앞으론 태조의 어진을 모시고 있는 경기전, 그리고 바로 왼편으론 전주 풍남문이 자리잡고 있어서 지나는 길에 어떻게든 보게 되어 있지요.
영화 <약속>에서 박신양과 전도연이 텅 빈 성당 안에서 슬픈 결혼식을 올리던 장면 기억하십니까? 그 촬영지가 바로 여기에요. 내부에는 둥근 천장과 줄지어 늘어선 스테인드글라스, 화강암 기단에 붉은 벽돌을 올려 아기자기하면서도 웅장함이 느껴지네요.
옆면에서도 100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느껴지네요. 이 건축물은 일제시대 때, 중국인 인부 100명이 지었다고 해요. 호남지방의 서양식 근대건축물 중에서는 가장 규모가 크고 오래되었는데, 대구의 계산성당과 그 의미나 건축연대, 그리고 규모 면에서 유사하네요.
성당 뒤편에는 한국최초 순교자기념관이 있는데, 문이 잠겨 있는 걸 보니 들어가 볼 수는 없나 봅니다.
이 건물은 전동성당 사제관이에요. 이 건물도 일제강점기 시절에 지어진 게 틀림이 없어 보입니다. 덕수궁 중명전이나 배재학당의 건물과 빼다 박은 듯 유사하네요.
날이 꾸물꾸물 거리더니만 한순간 눈발이 날리기 시작합니다.
예쁜 옷 갈아 입고 사진 찍으려는 아이들, 어째요. ㅎㅎㅎ
그러다 한 순간 눈은 함박눈으로 바뀝니다. 눈내리는 전동성당 참 아름답죠?
얼굴 모자이크 할 필요도 없이 눈에 딱 가려져 줘서 고맙네요. ^^*
※ 눈사진 예쁘게 찍는 팁 : 플래시를 터뜨리세요.
눈은 가끔 귀찮기는 하지만,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특효가 있네요.
눈이 폭신폭신 내리니 한옥마을 아침풍경은 또 어떨까 궁금해서 이날 전주에서 하룻밤을 묵었어요. 그 사진들은 다음에 보여드리기로 하고, 전주여행을 떠나신다면 순교자의 의미를 꼭 생각하면서 전동성당 한바퀴 구경해보세요. 눈이 내려준다면 금상첨화랍니다.
4편 계속...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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